노사갈등 형사화…농성 대립에 법원은 어디까지 개입하나

김영환 선임기자

meur3001@naver.com | 2026-02-05 11:08:34

세종호텔 농성 고진수 지부장 구속영장 기각돼
형벌 압박보다 최소수준 형사개입 메시지인 듯

[사건개요]
세종호텔에서 복직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이던 고진수 관광레저산업노조 지부장에 대해 검찰이 공동퇴거불응과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이 이를 기각했다. 법원은 도주 및 증거인멸 우려가 없다고 판단했다.

노동 현장의 분쟁이 형법의 언어로 번역되는 순간, 갈등의 본질은 달라진다. 복직 요구라는 노동 문제는 ‘퇴거 요구 불응’으로, 생존권을 둘러싼 투쟁은 ‘업무방해’라는 구성요건으로 재구성된다. 법의 언어는 질서를 세우지만, 때로는 맥락을 지워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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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는 복직을 요구했고, 사용자는 영업권과 시설관리권을 주장했다. 그 사이에서 경찰과 검찰이 개입했고, 법원은 구속 여부를 판단했다. 노사갈등이 형사절차로 이동하는 전형적인 흐름이다.

그러나 형법은 갈등을 해결하지 않는다. 오히려 갈등을 ‘처벌의 문제’로 치환한다. 복직 여부, 협상, 노동조건 개선이라는 본래의 쟁점은 사라지고, 구성요건 충족 여부만 남는다.

이번 영장기각은 그 지점을 건드린다. 법원은 구속이라는 강한 수단을 사용하지 않았다. 이는 노사갈등을 형벌로 압박하기보다는, 최소한의 형사개입에 머물겠다는 소극적 메시지로도 읽힌다.

농성은 언제 범죄가 되는가. 점거는 언제부터 위법이 되는가. 집회의 자유와 재산권이 충돌할 때 형법이 개입한다. 그러나 그 개입은 언제나 마지막이어야 한다.

법원은 갈등의 시점에서 사람의 자유를 우선 고려했다. 법은 질서를 세우지만 갈등을 봉합하지는 않는다. 그 봉합은 결국 당사자들의 몫이다.

[사건 고지]
본 기사는 공개된 사실관계를 토대로 노사갈등과 형사절차의 접점에 대한 사회적·법적 쟁점을 분석한 논평 기사입니다. 사건의 최종 법적 판단은 향후 재판 절차에 따라 확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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